[REVIEW] <외박>의 김미례 감독과의 대화
REVIEW :
2010/11/23 13:30
2007년 6월 30일 밤, 대형마트 홈에버에서 일하던 50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은 상암 월드컵 홈에버 매장 계산대를 점거했다. 2007년 7월 1일은 기간제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시행되는 첫날이었다. 이 법안을 회피하기 위한 사측의 무자비한 계약해지와 비인간적인 차별에 대한 그녀들의 분노. 하지만 예정된 1박 2일의 매장점거는 510일간의 긴 파업으로 이어졌다.
<외박>은 2007년 한국 사회에서 커다란 이슈가 되었던 홈에버 노조 파업 투쟁의 기록이다. TV 뉴스가 보여주지 않는 순간을 주의 깊게 포착하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무려 510일이나 지속된 지난했던 투쟁의 과정을 담고 있다.
■ 김미례│감독
<나는 날마다 내일을 꿈꾼다>(2001), <동행>(2002) 등의 작품을 연출한 후,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해 3년 간 투쟁한 레미콘 운수노동자들의 이야기인 <노동자다 아니다>(2003)로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7회 라이프찌히 국제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영화제에 초청받았으며, 제18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노가다>(2005), 2005년 3차례 총파업으로 자신의 노동자성을 자각하고 성장해 나가며, 과적악법을 바꿔낸 덤프 운수노동자들의 투쟁에 동행한 <차라리 죽여라 - 전국덤프노동자 총파업 2005~2006>(2006), 2007년 홈에버 노조 파업과 여성노동자의 모습을 담고 있는 <외박>(2009)을 연출하였다.
11월 20일,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외박>의 김미례 감독과의 GV가 있습니다. 인원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만,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작품 상영 후 김미례 감독과의 GV, 다음은 감독님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파업의 소식을 듣고, 바로 현장에 참여하신 건가요?
아니요, 우연이었어요. 제가 전에 파업 등의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해왔었는데, 이번에는 여성 노동과 관련해서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기획 중에 있었어요. 취재를 하던 중, 5월 경에 홈에버와 뉴코아에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하더라고요. 당시 50~60대 되신 여성분들을 인터뷰하고 싶었고,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해서 그냥 같이 따라 들어간 거에요. 그런데 일이 커진 거죠. 거기에 있는 그 누구도 일이 커질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1박 2일, 잠깐 들어가서 점거하고 나오는 걸로 예상을 했는데, 길어진 거죠.
단순한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이슈로 확대됐어요. 이 일로 진보진영이 붙고, 기업도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보고, 그런 다양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면서 이슈화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알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들어갔는데 일이 커진 거죠.
단순한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이슈로 확대됐어요. 이 일로 진보진영이 붙고, 기업도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보고, 그런 다양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면서 이슈화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알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들어갔는데 일이 커진 거죠.
Q. 뉴스를 통해 파업 현장의 노동자와 전경과 같은 공권력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공포스럽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을 보면 파업 현장에 계신 분들의 상황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었어요. 혹시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그렇게 편집을 하신건가요?
그렇죠. 뉴스에서는 굉장히 폭력적으로 그려지죠. 그런데 실제 현장의 상황은 재미있었어요. 바깥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안에서는 나름대로 즐거웠는데, 험악한 상황에서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그 분들이 그 공간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즐거움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놀이의 형식으로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고, 그런데 그런 것들을 볼 수 없고, 항상 대상화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쌍하게 투쟁을 하고 있다거나 노동자들의 파업은 폭력적이라고 그리죠. 이런 것들은 그 쪽에서 원하는 그림들이고, 제가 할 필요는 없는 거죠.

실제로 저는 그들이 파업을 즐겁게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니까 왜 저렇게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보다 파업을 했을 때 그들이 왜 즐겁게, 놀이를 하듯이 놀고 있는가에 초점을 뒀어요. 이건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잖아요. 집에서는 일하러 간다고 하고 밥을 싸가지고 와서 거기서 놀 수 있는 해방감이 있었던 거고, 그리고 일을 하던 공간에서 자기가 일을 안 하고 동료들과 놀 수 있고. 평소에는 전혀 할 수 없었던 일이죠. 일 끝나면 아이들과 남편 밥 해주러 집에 가야하고, 또 일하러 오고, 동료들과 이야기 할 시간도 거의 없었죠. 그런데 그 공간에서 동료들을 알게 되고, 사회적인 관계를 맺게 되고…. 저는 이런 것들이 그들로 하여금 그 곳을 지키게 하면서 재미있게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었다고 생각해요. 또 역으로 그들의 그 이전의 삶이 어땠을까를 상상하게 하는 질문도 던져보고 싶었던 거죠.
실제로 저는 그들이 파업을 즐겁게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니까 왜 저렇게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보다 파업을 했을 때 그들이 왜 즐겁게, 놀이를 하듯이 놀고 있는가에 초점을 뒀어요. 이건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잖아요. 집에서는 일하러 간다고 하고 밥을 싸가지고 와서 거기서 놀 수 있는 해방감이 있었던 거고, 그리고 일을 하던 공간에서 자기가 일을 안 하고 동료들과 놀 수 있고. 평소에는 전혀 할 수 없었던 일이죠. 일 끝나면 아이들과 남편 밥 해주러 집에 가야하고, 또 일하러 오고, 동료들과 이야기 할 시간도 거의 없었죠. 그런데 그 공간에서 동료들을 알게 되고, 사회적인 관계를 맺게 되고…. 저는 이런 것들이 그들로 하여금 그 곳을 지키게 하면서 재미있게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었다고 생각해요. 또 역으로 그들의 그 이전의 삶이 어땠을까를 상상하게 하는 질문도 던져보고 싶었던 거죠.
Q.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는데, 파업에 있어서도 남녀 차별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간간이 나타났지만 사실은 제가 밑에 깔고 있는 기조인 거죠. 굉장히 굵직한. 이 작품에 남성중심적인 노동운동의 방식을 비판하는 지점이 있거든요. 파업을 하더라도 파업의 중심에는 항상 남자들의 이미지만 있었어요. 사실 여성들도 똑같이 일을 하고, 그게 노동자로서의 노동으로 부각되지 않은 거죠. 그러니까 노동으로 보지 않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보이지만 우리는 그걸 노동으로 보지 않는 거죠. 그래서 노동운동 방식도 남성중심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운동의 방식이나 논리도 남성중심적인 면이 많았죠.
그런데 여성들이 파업을 했을 때는 달리 봐야 할 것이 있거든요. 집안의 문제부터 가족의 문제, 가족을 중심으로 항상 생각을 해오던 여성들에게 파업은 엄마로서의 일과 직장의 일 두 가지를 모두 파업하는 의미가 되는 거며, 이 경우 남성들의 지지는 어떻게 되느냐는 거죠.
남자들이 파업을 하면 여성들은 도시락도 챙겨주고, 현장에서 밥도 하고, 지지하지만 여성들이 파업을 하면 남편들이 와서 끌고 가고 싶어하죠.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집안일도 못하면서 무슨 파업이냐며 끌고 가는 건데, 그래서 이런 문제가 고려가 되어야 하는 거죠.
또 여성적인 파업 방식이 있어요. 힘으로 하지 않아요. 여성들은 힘의 대결과 군대식의 조직적인 방식이 아니라 관계와 관계들 속에서 긴밀한 감수성으로 연대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거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을 해보자, 라는 식으로 진보진영에 던지는 얘기였어요.
그런데 여성들이 파업을 했을 때는 달리 봐야 할 것이 있거든요. 집안의 문제부터 가족의 문제, 가족을 중심으로 항상 생각을 해오던 여성들에게 파업은 엄마로서의 일과 직장의 일 두 가지를 모두 파업하는 의미가 되는 거며, 이 경우 남성들의 지지는 어떻게 되느냐는 거죠.
남자들이 파업을 하면 여성들은 도시락도 챙겨주고, 현장에서 밥도 하고, 지지하지만 여성들이 파업을 하면 남편들이 와서 끌고 가고 싶어하죠.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집안일도 못하면서 무슨 파업이냐며 끌고 가는 건데, 그래서 이런 문제가 고려가 되어야 하는 거죠.
또 여성적인 파업 방식이 있어요. 힘으로 하지 않아요. 여성들은 힘의 대결과 군대식의 조직적인 방식이 아니라 관계와 관계들 속에서 긴밀한 감수성으로 연대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거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을 해보자, 라는 식으로 진보진영에 던지는 얘기였어요.
Q. 개인적으로 비정규직들이 요구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해서 찬성을 하긴 하지만, 비정규직을 정규화 해달라는 것 이외에, 사회적으로 비정규직을 없앨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정규직화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운동권 내에서 이슈들이 늘 구체적이지 못해요. 구체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대안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결국 현실화 시킬 수 없는 요구들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랜드 투쟁 때도 어느 한 정파에서 이번 일은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투쟁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어요. 그런데 그들의 목소리가 전혀 먹히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현장의 많은 여성분들이 상당히 현실적이었거든요. 상당히 영악하기도 하고요. 살아오면서 겪은 것이 많기 때문에 지혜로워요. 그래서 정규직화라는 말은 참 뻔지르르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는 거죠. 사실상 비정규직이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개체화시키기 위해 오래 전부터 기업에서 준비해 온 것이고, 그걸 운동진영에서는 막아내지 못했던 것이죠. 대안 없이 당해왔던 상황에서 투쟁이라고 하는 건데,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죠. 좀 구체적일 필요가 있어요.
가령 사회에서 여성분들은 가정 일을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다른 일을 하길 원하는 거고, 또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정해진 시간에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벌어서 쓰자는 거죠. 저는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제가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도로 벌고 나머지는 놀고 싶거든요. 그게 저의 기조인데, 어쨌든 정규직화 해서 풀타임을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면을 무시하고 이슈를 일방적으로 만들어 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당시 많은 여성분들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했던 거죠. 그냥 끝까지 가서 죽자, 라는 방식으로 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이랜드 투쟁 때도 어느 한 정파에서 이번 일은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투쟁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어요. 그런데 그들의 목소리가 전혀 먹히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현장의 많은 여성분들이 상당히 현실적이었거든요. 상당히 영악하기도 하고요. 살아오면서 겪은 것이 많기 때문에 지혜로워요. 그래서 정규직화라는 말은 참 뻔지르르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는 거죠. 사실상 비정규직이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개체화시키기 위해 오래 전부터 기업에서 준비해 온 것이고, 그걸 운동진영에서는 막아내지 못했던 것이죠. 대안 없이 당해왔던 상황에서 투쟁이라고 하는 건데,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죠. 좀 구체적일 필요가 있어요.
가령 사회에서 여성분들은 가정 일을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다른 일을 하길 원하는 거고, 또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정해진 시간에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벌어서 쓰자는 거죠. 저는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제가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도로 벌고 나머지는 놀고 싶거든요. 그게 저의 기조인데, 어쨌든 정규직화 해서 풀타임을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면을 무시하고 이슈를 일방적으로 만들어 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당시 많은 여성분들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했던 거죠. 그냥 끝까지 가서 죽자, 라는 방식으로 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Q. 현장에서 투쟁하시는 분들끼리는 서로 어떤 호칭을 썼나요?
거기서는 이름을 불렀어요. 언니, 동생 이렇게 불렀지만 제 경우에는 누구 씨라고 불렀지요. 그런데 나이가 많으신 분들 중에는 그걸 불편해 하시는 분도 계세요. 그래서 뒤에 지부장님, 혹은 부녀회장님. 이런 식으로 호명을 하죠. 불편해 하시니까.
사실 호칭에 대한 논란이 상당히 많았는데, 학생들의 경우 어머님 혹은 어머니 노동자분들 이렇게 불렀어요. (웃음) 이 호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었더니 부담된다고 하세요. 여기서도 어머니라고 불려야 되느냐며. 어머니가 갖는 묵직한 뭔가가 있잖아요. 희생해야 하고, 뭔가 좋은 이미지를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그게 부담되는 거죠. 싫다고 하시더라고요. 남성분들의 경우에는 어떻게 불러야 할 지 직접 물어봐요.
어려운 문제에요. 현장에서 우리끼리 있을 때는 친한 사람들끼리 아주머니라고 하지만, 아줌마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상당한 거부감이 있어요. 보통 40~60대 분들인데, 관리자들은 보통 20~30대에요. 관리자들이 이 분들을 부를 때 아줌마라고 부르는 거죠. 무시하듯 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워낙 예민해요. 나중에는 여사님을 바꿨대요. 여사님은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아줌마보다 낫기는 한데 그것도 좀…. (웃음)
사실 호칭에 대한 논란이 상당히 많았는데, 학생들의 경우 어머님 혹은 어머니 노동자분들 이렇게 불렀어요. (웃음) 이 호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었더니 부담된다고 하세요. 여기서도 어머니라고 불려야 되느냐며. 어머니가 갖는 묵직한 뭔가가 있잖아요. 희생해야 하고, 뭔가 좋은 이미지를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그게 부담되는 거죠. 싫다고 하시더라고요. 남성분들의 경우에는 어떻게 불러야 할 지 직접 물어봐요.
어려운 문제에요. 현장에서 우리끼리 있을 때는 친한 사람들끼리 아주머니라고 하지만, 아줌마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상당한 거부감이 있어요. 보통 40~60대 분들인데, 관리자들은 보통 20~30대에요. 관리자들이 이 분들을 부를 때 아줌마라고 부르는 거죠. 무시하듯 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워낙 예민해요. 나중에는 여사님을 바꿨대요. 여사님은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아줌마보다 낫기는 한데 그것도 좀…. (웃음)
Q. <외박>이 일반 상업영화는 아니잖아요. 완성한 뒤 보여주고 싶은 특정 계층이 있었나요?
누구한테 보여줘야 할까 했을 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어요. 이 일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취재진들이 참 많아서 몇 개가 더 나올 줄 알았어요. 몇 개 나오면 참 좋겠다 싶었죠. 왜냐하면 내가 모든 걸 담을 수 없으니까요. 결국 이거 하나만 나오게 된 것 같아서 참 아쉬워요. 아무튼 대상은 노동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었어요. 일반 대중은 아니었고요. 대중을 대상으로 하면 대중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대중영화라고 하는 것이 상업적인 차원에서 지원되어야 하잖아요. 흥행을 해야 하니까 많은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거는 힘들죠. 이 영화에는 어떤 자본도 투자를 안 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냥 이야기 한대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기록하고,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들과 같이 공유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Q. 남성들은 파업을 할 때 보면 배수진을 친다는 느낌이 들어요. 반대로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요.
남성의 경우 직장이나 일이 사회에서 굉장히 큰 정체성이잖아요. 자기의 지위와 일의 능력이 전부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하고, 얼마를 벌고,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힘이 생기는 거죠. 그게 남성의 자리이고, 아빠의 자리였잖아요. 직장, 일, 이런 게 바로 남성의 자리였던 거고, 여성의 자리는 가족이었던 거죠. 그래서 남자가 집에 돈을 벌어다 주지 않으면 큰 죄악인 것처럼, 여자가 어머니로서의 역할, 밥을 안 한다든가 그러면 큰 죄악이 되고, 비난 받는 거잖아요.
그래서 여성분들이 자기 일과 직장을 사수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고 하면 그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그럼 집에서 남편은 뭐해? 남편들이 벌어다 줄텐데, 만약 결혼 안 했으면 시집가면 될 거 아니야, 라는 식이죠. 그러니까 자신의 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강도가 다른 거 같아요. 그래서 남성은 일터를 잃거나, 재산을 잃거나 자기 사업이 망하면 자살까지 가잖아요.
보편적으로 남성의 일과 여성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묻고 싶어요. 자꾸 분리해서 보려 하고, 여성을 가족 안으로 귀결시키려는 것은 제도화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성분들이 자기 일과 직장을 사수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고 하면 그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그럼 집에서 남편은 뭐해? 남편들이 벌어다 줄텐데, 만약 결혼 안 했으면 시집가면 될 거 아니야, 라는 식이죠. 그러니까 자신의 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강도가 다른 거 같아요. 그래서 남성은 일터를 잃거나, 재산을 잃거나 자기 사업이 망하면 자살까지 가잖아요.
보편적으로 남성의 일과 여성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묻고 싶어요. 자꾸 분리해서 보려 하고, 여성을 가족 안으로 귀결시키려는 것은 제도화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Q. 진보진영에서는 이걸 봤는지 궁금해요. 여성 노동자가 이해가 부족한 것 같은데요.
일부에서는 보고, 일부에서는 불편해 했어요. 불편해 하면서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받아들이시는 분도 있고, 불편하니까 아예 거부하는 분도 있었고.
여성 노동자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고, 연대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었어요. 그때 당시 이랜드 투쟁을 어떤 코드로 맞췄냐면 '80만원 비정규직'이라고 하는 저임금, 생존권의 문제였어요. 그래서 80만원짜리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그리고 집으로 빨리 돌아가야 하는 어머니로 표현한 거죠. 그런데 그것이 결국 가져오는 문제는, 그런 식의 운동으로 여성 노동자의 문제가 바뀌겠느냐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대중에게 홍보했던 것이 사실은 아무 것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거죠. 여성을 가족의 문제로 귀결시키니까요.
여성이 가장인 경우도 많아요. 그걸로 먹고 살아야 되는 사람이 많은데, 여성의 노동을 항상 가족을 중심으로 접근해요. 여성이 일을 할 때, 반찬값이나 아이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 부차적인 노동을 하는 것도 인식되는데 실제 현실은 그런 게 아니라는 거죠.
여성 노동자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고, 연대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었어요. 그때 당시 이랜드 투쟁을 어떤 코드로 맞췄냐면 '80만원 비정규직'이라고 하는 저임금, 생존권의 문제였어요. 그래서 80만원짜리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그리고 집으로 빨리 돌아가야 하는 어머니로 표현한 거죠. 그런데 그것이 결국 가져오는 문제는, 그런 식의 운동으로 여성 노동자의 문제가 바뀌겠느냐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대중에게 홍보했던 것이 사실은 아무 것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거죠. 여성을 가족의 문제로 귀결시키니까요.
여성이 가장인 경우도 많아요. 그걸로 먹고 살아야 되는 사람이 많은데, 여성의 노동을 항상 가족을 중심으로 접근해요. 여성이 일을 할 때, 반찬값이나 아이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 부차적인 노동을 하는 것도 인식되는데 실제 현실은 그런 게 아니라는 거죠.
Q. 그런데 실제 노동자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잖아요. 집으로 가야 한다고.
그러니까 그게 슬픈 현실인 거에요. 눈높이를 그렇게 만드는 거죠. 가족이나 어머니 이야기를 안 하고, 순수 여성 노동자로서 목소리를 냈을 때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그래서 물어보라고 해요. 그들이 가족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 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시라고. 대중적인 연민으로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이쪽에서 의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또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연대를 할 것인지 연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요. 실제로 개개인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고, 논의한 적도 없고. 그냥 일방적으로 정의 내리고 끌어다 맞추려고 하니 나중에 갈등이 되는 거죠.
또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연대를 할 것인지 연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요. 실제로 개개인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고, 논의한 적도 없고. 그냥 일방적으로 정의 내리고 끌어다 맞추려고 하니 나중에 갈등이 되는 거죠.
Q. 개인적인 질문인데, 대형 할인마트는 이용하시나요?
아니요. 저는 안 해요. 그 전에는 항상 바뻐서 이용했었는데, 이 투쟁 이후로 대형 마트는 안 가고 구멍가게, 동네 슈퍼마켓, 길거리에서 파시는 분들. 이런 곳을 이용해요. 그냥 나 하나라도, 그렇게 하게 되더라고요.
Q. 앞으로 생각하시는 주제나 작업은? 좀 더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 의향은 있으신지?
그럴 의향이 있어요. 주제의 경우 지금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대중과의 소통의 문제. 어떻게 만들지도 고민하고, 여성의 문제를 좀 더 깊이 파고들어 볼까 싶기도 해요.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죠.
■ 사진ㆍ정리 D_ dj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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