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展 '두번째 선악과'] 2011. 05. 05 ~ 05. 11, 모리스갤러리
미술, 디자인 :
2011/05/07 12:50
김호성, 두번째 선악과, 33.4×24.2cm, Oil on Canvas, 2011
전시기간 2011년 05월 05일(목) ~ 2011년 05월 11일(수)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전시장소 모리스 갤러리
전시작가 김호성
전시문의 042-867-7009
전시소개
하이테크 음모론 - '사과'와 '베리 칩'
김호성의 작품에는 늘 사과가 등장한다. 아담과 이브가 먹었다는 선악과(작가는 사과를 선악과로 제시한다), 뉴턴의 사과, 윌리엄 텔의 사과, 백설공주의 사과, 세잔의 사과 등… 사과라는 과일은 재미있게도 수많은 신학, 문학, 사회, 과학, 예술의 한 중심에 등장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래서 김호성은 줄곧 사과에 얽힌 사건 배후에는 늘 인간의 욕망이나 음모, 발견, 혁명 등이 있었음을 직시하고 사과+사람을 합성한 '사과람'으로 자신의 작품론을 펼쳐왔다.

김호성, 두번째 선악과, 53.0×33.4cm, Oil on Canvas, 2011
김호성, 두번째 선악과, 72.2×50.0cm, Oil on Canvas, 2011
김호성, 두번째 선악과, 97.0×97.0cm, Oil on Canvas, 2011
김호성, 두번째 선악과, 72.2×50,0cm, Oil on Canvas, 2011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의 사과는 '하이테크 음모론'과 연결되어 있다. 아담과 이브로 인해 인간의 원죄 즉 '영적 짤림' 현상이 온 세계와 모든 인간으로 이어졌다면, 매끈한 사과를 잠식하고 있는 바코드와 베리칩 이미지는 제2의 선악과로 제시된다. 그래서 작가의 사과는 세잔이 추상으로 나아가고자 했던 다시각적이고 조형적인 사과나 미래주의 작가들이 탐닉했던 세계관과도 거리가 멀다. 작가는 아담과 이브가 맛보았음직한 선악과를 사과로 상징화 시키면서, 그들의 영적 짤림 현상을 가져오게 했던 사과의 표면을 먹음직도 하며 보기에 아름답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게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자 일루전을 극대화 시키고 있을 뿐이다. 사과의 표피 안에는 어떤 것이 들어있는지 모르지만 누구든 손을 뻗어 한입 깨물고 싶어질 충동이 일만큼 말이다.
김호성, 두번째 선악과, 90.9×60.6cm, Oil on Canvas, 2011
김호성, 두번째 선악과, 90.9×60.6cm, Oil on Canvas, 2011
작가가 드러낸 사과 표면은 뭔지 모를 기분 나쁜 꼬드김과 함께 바코드와 베리 칩 이미지들을 중첩시켜 놓고 있다. 베리 칩은 쌀알 만 한 작은 크기로서 유비쿼터스 기술과 연결된 인체 네트워크 구축을 기반으로 하여 사람과 동물, 사물을 통합시키는 핵심 기기이다. 현재 사람, 동물, 사물이 언제 어디서나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기와 컴퓨터 기술을 통합하고 있는데, 어쩌면 지금의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를 거쳐 '호모 사이보그'로 불리는 '포스트 휴먼' 상태에 이르렀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베리 칩을 인체에 삽입하라는 시행법령이 2010년 3월 21일 미국건강보험 개혁안 내에 포함되어 통과됐기 때문이다. 베리 칩의 5가지 용도는 128개 DNA 코드가 내장된 의료용, GPS 기능이 내장된 추적과 보안, 어린이 유괴방지 및 사고파는 상거래를 할 수 있는 현금인출용으로써 그 쓰임새는 포괄적이다. 즉 이식하면 너무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신분을 보장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데, 이식 위치는 오른손이나 이마로 명시되어 있다. 이는 마치 인간에게 초감각을 심는다는 내용을 가진 1968년 작 윌리엄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가 현실화 된 것 같이 보이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666' 예언과 맞닿아 있다고 사료된다. 인간의 첫번째 영적 짤림이 사과에 의한 것이라면, 제2의 영적 짤림은 베리 칩에 의한 인간의 사이보그화가 주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호성, 두번째 선악과, 90.9×60.6cm, Oil on Canvas, 2011
사이보그 분야의 대표 과학자인 케빈 워릭은 사이보그를 '반 동물이며 반 기계이고, 그 능력이 평범한 범위를 넘어서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작가의 작업은 일반적인 정물화 개념을 훨씬 벗어나 유기체와 기계가 결합된 변환인간의 단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래서 베리 칩은 니체가 말한 '짐승과 위버멘쉬 사이를 잇는 밧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려는지 모른다. 동시대는 신체와 기계가 공진화 되면서 합성, 조립, 해체, 강화라는 측면에서 '신체=기계' 등식이 성립되고 있다. 알뤼께르 로잔스톤은 사이보그 신체에 대해서 "디지털 적으로 다시 계산된 육화, 그 밀도 있는 욕망의 공간… 즉 사이버스페이스에 들어간다는 것은, 바로 그 공간을 신체적으로 짊어진다는 의미이다. … 그리하여 사이버스페이스는 솝책의 말대로 몸의 영혼을 벗겨내고, 동시에 그 영혼을 번쩍이는 표면과 현란한 색을 지닌 사이보그로 다시 만들어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베리 칩은 원죄로 각인된 인간의 신체와 정신을 망각하게 하여 '새 세계질서(New World order)'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상용화시키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지 모른다. 이제 김호성이 갖는 사과와 베리 칩에 대한 예술적 사유와 경고는 앞으로 펼쳐질 포스터 휴먼 징후들을 시각화 시키는데 중요한 스펙트럼으로 작용할 것이다.
■ 조상영(미술학 박사, 미술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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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유성구 신성동 | 모리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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